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자의 눈] ‘쿵 플루’는 필요 없다

최근 시카고 서버브 나일스의 한인이 운영하는 식당에 괴편지가 날아왔다. 편지 내용은 아시안 비하 내용이었다. 지면을 통해 자세히 옮기기 민망할 정도의 어조로 식당 주인을 비하하는 내용이었는데 그 중에는 ‘쿵플루(Kung Flu)’라는 표현도 등장한다.     쿵플루는 중국 무술 쿵푸(kungfu)와 독감(flu)을 합성한 말이다. 중국인 등 아시안들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다닌다는 의미로 팬데믹 이후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들이 자주 듣게 된 비하 용어다. 그러면서 당장 식당 문을 닫지 않으면 갱 조직의 행동으로 공격하겠다는 표현도 들어가 있다.     편지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식당 주인이라면 등골이 오싹할 정도다. 편지는 백인 판사 클럽의 제프리 워닉이 보낸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추신으로는 판사로 일하는 최고의 장점은 무엇이든 맘 먹은 대로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편지의 심각성은 현직 판사를 사칭했다는 것이다. 제프리 워닉 판사는 쿡 카운티 순회법원 판사로 현재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워닉 판사가 보낸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이 편지는 판사 이름을 사칭해 혐오스런 아시안 비하 용어를 마음대로 내뱉고 있다.     당장 워닉 판사가 소속된 쿡 카운티 순회법원측은 성명서를 내고 심각한 사안이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뜻을 밝혔다. 티모시 에반스 쿡카운티 판사장은 “현직에 있거나 은퇴한 판사들의 명예를 실추한 사건으로 관련 기관에 수사를 의뢰했으며 연방수사국(FBI)에도 이를 알렸다”고 언급했다.   이 편지는 또 나일스의 한식당에만 전달된 것이 아니라는 점도 확인됐다. 에반스톤과 모톤그로브, 스코키 등 한인 밀집 지역의 소수계가 운영하는 식당 5~6곳에 이와 같은 형식의 혐오 편지가 배달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한인만을 노린 것이 아니라 편지 내용에도 언급된 것과 같이 흑인과 라티노, 성소수자 등을 대상으로 무차별적으로 뿌려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간 시카고는 다른 대도시인 뉴욕이나 LA에 비해 아시안 혐오 범죄의 피해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었다. 적어도 주요 언론을 통해서는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거리에서 폭행을 당하거나 묻지마 혐오 범죄의 타깃이 된 것은 거의 없었다고 볼 정도다.     하지만 이제 시카고뿐만 아니라 이 땅에 발 딛고 살아가고 있는 한인사회도 아시안 혐오범죄의 피해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보여졌다. 혐오 범죄는 당하는 사람이 조심한다고 해서 피해갈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단순히 피부 색깔만으로 누구나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관할 나일스 경찰은 편지를 발송한 자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했다. 편지에 남아 있을 수도 있는 지문을 채취해 누가 발송했는지 여부를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도시의 경찰과 협조 수사를 통해 동일범의 소행인지, 복수의 가해자인지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한인사회 역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신속하게 나왔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 시카고 이민자보호교회에서는 해당 사건을 인지한 즉시 변호사와 의견을 나눴다는 점을 확인한 뒤 관련 수사 당국에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인을 색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지역 정치인들에게도 이러한 한인사회 의견을 전달했다. 한 사람의 식당 주인만이 아니라 커뮤니티 차원에서 대응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혐오 범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뉴스에서 가끔 접하는 다른 세상의 일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해 확인되지 않은, 검증될 수 없는 가짜 뉴스가 판치는 현실 속에서 이민자로, 아시안으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시 한번 고심하게 된다.     이는 이민 1세대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태어난 우리 후세들에게도 직접적인 문제로 다가온다. 단지 피부색 때문에, 생김새 때문에, 성 정체성 때문에 억울한 피해를 당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은 본인 스스로 그런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지진 않았을까 하는 뒤돌아 봄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박춘호 / 시카고중앙일보 기자기자의 눈 플루 kung 아시안 혐오범죄 카운티 순회법원측 아시안 비하

2025-03-27

데이브 민 팻말 낙서범 체포…인종혐오 관련여부 조사중

데이브 민 연방 하원의원 후보의 선거 팻말에 아시안 비하 낙서를 쓴 용의자가 현장에서 검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헌팅턴비치 경찰국은 8일 오전 라마 드라이브 인근에 게시된 민 후보의 선거 팻말에 스프레이 낙서를 한 혐의로 케빈 윌리엄 워커(파운틴밸리·62)를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국은 그가 지난 7일 발생했던 인종혐오 낙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워커는 현재 400달러 이상의 재산 손괴 혐의를 받고 있다.   민 후보 캠프는 7일 헌팅턴비치에서 민 후보의 팻말에 스프레이 낙서로 아시안 비하 표현인 ‘G**K’이 쓰인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바 있다.   민주당 소속인 민 후보는 현재 공화당 스캇 보 후보와 대결을 벌이고 있으며 박빙의 대결이 예상된다.   한편, 인종혐오 낙서와 관련해 보 후보 진영에서도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보 캠프의 닉 제라드 매니저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로도 선거 홍보물을 훼손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동시에 미국 사회에 인종차별은 설 자리가 없다”고 밝혔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데이브 아시안 아시안 비하 낙서 용의자 인종혐오 낙서

2024-10-09

“아시안은 적” 한인 해고 논란

북가주 지역의 흑인 여성 검사장이 평소 아시안을 비하하고 한인 대변인을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혐의로 피소 위기에 처했다.   논란이 된 검사장은 파멜라 프라이스로 가주에서 일곱 번째로 인구가 많은 알라메다카운티에서 지난 2022년에 첫 흑인 검사장이 된 인물이다.   소송을 준비 중인 여성은 언론인 출신이자 알라메다카운티검찰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한인 페티 이씨다.   LA지역 로펌 ‘록스보로포모런스나이&아드레아나이(이하 RPNA)’는 최근 이씨를 대신해 알라메다카운티 검찰에 소송 경고 서한을 발송했다. RPNA에 따르면 이씨는 대변인으로서 검찰 내부의 공공 기록 공개 정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가 지난해 12월 갑작스레 해고 통보를 받았다.   RPNA는 서한에서 “검사장은 평소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비하 발언을 지속적이면서 공개적으로 해왔다”며 “검사장은 자신의 적이 ‘언론과 아시안’이라고 말해왔고, 이씨는 근무 기간 검찰 내에서 반아시아적 정서를 명백하게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의 배경은 프라이스 검사장이 급진적 사법 개혁 정책 등으로 인해 현재 리콜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비롯됐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29일에 시작됐다. 당시 검찰 측은 프라이스 검사장에 대해 부정적 보도를 해왔던 지역 언론의 한 기자(에밀리 라구소)를 보안 문제를 이유로 검찰 기자회견장 출입을 금지했다.   RPNA측 서한에는 “이씨는 이러한 조치가 해당 기자에 대한 적대감에 기반을 둔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이후 해당 기자뿐 아니라 여러 언론이 공공기록법인 CPRA에 따라 검찰 측에 언론 관련 정책 및 규정 등의 문서를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RPNA측은 서한을 통해 “대변인실의 디렉터는 관련 문서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계속 공개하지 않았다”며 “이씨는 이런 부분이 비윤리적이라 생각했고 검찰 내 조직원들에게 CPRA 준수와 관련한 우려를 여러 번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CPRA는 소비자 등이 부정확한 정보 등을 정정할 권리 또는 관련 정보 요구 권리 등을 보호하는 법이다.   RPNA 서한에 따르면 법 규정 준수와 관련해 우려를 제기했던 이씨는 결국 검찰 내에서 CPRA 대응 회의가 끝난 직후 “8분 내로 사무실을 비우라”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12일에 발생한 일이다. 해고 통지서에 명시된 사유는 ‘계약직’이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는 주장이다.   RPNA는 서한에서 “이번 사건은 직장 내 보복과 관련한 교과서적인 사례”라며 “이번 사건뿐 아니라 프라이스 검사장이 평소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해 갖는 적대감은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서도 보도됐던 내용”이라고 전했다.   실제 알라메다카운티검찰에서 근무했던 아시아계 레베카 워렌 검사는 지난해 5월 재스퍼 우 사건을 언급하며 “검사장이 아시아계 커뮤니티를 매우 경멸적이고 무례하게 대한다”며 사임해 논란이 됐었다.   재스퍼 우는 지난 2022년 11월 오클랜드 지역에서 벌어진 갱단 총격전에서 무고하게 총에 맞아 숨진 돌배기 남자 아기다.     RPNA측은 “이 서한에 답을 하지 않으면 즉시 소송을 진행하겠다”며 “소송이 진행되면 관련 직원들을 증인으로 세우고 모든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해 취재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RPNA측은 합의금으로 이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 임금 미지급, 임금 손실, 변호사 비용 등 15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알라메다카운티검찰측은 이러한 소송 경고와 관련, 29일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알라메다카운티선거관리국에 따르면 프라이스 검사장에 대한 리콜 서명은 12만3000개 이상 접수됐다. 이 중 유효한 서명이 7만3000개 이상이면 리콜 여부를 묻는 선거가 진행된다. 컬럼비아대학 출신의 페티 이씨는 지난해 6월부터 알라메다카운티검찰에서 대변인으로 근무했다. 1994년부터 지역 방송인 KTVT, NBC 하와이, WJW-TV, KTVU 등을 거치며 앵커, 기자 등으로 활동한 언론인 출신이다.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위기 아시안 피소 위기 아시안 비하 프라이스 검사장

2024-03-3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